[파워인터뷰] 35년 과학자는 왜 메타콤(주)을 택했나... 허준이 본 ‘AI의 다음 판’

AI 성능경쟁 넘어 ‘신뢰할 수 있는 AI’로... SCL 구조적 인지 루프 가능성 주목

연구개발 35년의 시선으로 AI·바이오·IP 연결…“기술은 결국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해야”

 

인공지능(AI)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말은 이제 새롭지 않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답을 내놓는 AI를 넘어, 산업 현장에서 얼마나 믿고 사용할 수 있는가. AI가 내린 판단을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으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그 흐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AI 경쟁의 무게중심이 ‘성능’에서 ‘신뢰’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이 변화의 한복판에서 메타콤(주)을 이끌고 있는 허준 대표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물리학을 전공하고 KAIST에서 석·박사 과정을 거쳐 국방과학과 연구개발 현장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연구자가 기업 경영의 전면에 섰기 때문이다.

 

그에게 물었다. 왜 지금이고, 왜 메타콤인가.

 

“AI는 이제 얼마나 똑똑한가보다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생성형 AI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성능은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산업 현장으로 들어가면 질문은 달라집니다. 결과가 맞는가뿐 아니라 어떤 판단과정을 거쳐 실행됐는지, 그 과정이 통제 가능한지가 중요해집니다. 결국 AI가 확산될수록 ‘신뢰’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봅니다.”

 

허 대표가 메타콤의 여러 기술 가운데 관심 있게 바라보는 분야 중 하나가 SCL(Structured Cognitive Loop·구조화된 인지 루프)이다.

SCL은 단순히 언어모델의 규모를 키우는 접근과 달리 검색→제어→개입→실행→기억으로 이어지는 인지과정을 구조적으로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관련 기술은 특허 제10-2964902호 ‘다단계 판단에 따른 실행 흐름을 제어하는 인공지능 루프 제어 장치 및 이를 이용한 방법’으로 등록돼 있다.

 

생성형 AI의 환각이나 실행 오류를 완전히 없앤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AI의 판단과 실행 흐름 자체를 관리하려는 접근이라는 점에서 허 대표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연구자의 입장에서 기술을 볼 때 가장 경계하는 것이 막연한 기대입니다. 특허가 있다고 사업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가 좋다고 시장이 받아들이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기술적 근거가 있는가, 구현할 수 있는가,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필요한가입니다.”

 

35년 연구의 끝에서 만난 메타콤(주)…“접점은 기술의 사업화”

 

허 대표가 걸어온 길과 메타콤(주)의 접점도 여기에 있다.

그는 오랫동안 연구개발과 핵심기술 분야를 경험했다. 연구실에서는 기술의 정확성과 구현 가능성이 우선이지만 기업에서는 여기에 하나의 질문이 더 붙는다. ‘그래서 이 기술이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만들 수 있는가’다. 허 대표는 메타콤(주)을 선택한 배경에 대해 기술과 시장을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꼽는다.

 

“좋은 연구성과가 반드시 좋은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시장성만 좇아 기술적 기반이 약하면 오래갈 수 없습니다. 제가 메타콤에서 본 것은 기술, 지식재산, 마케팅과 사업화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볼 수 있는 여지였습니다.”

 

메타콤은 AI뿐 아니라 데이터, IP(지식재산), 바이오, AI 기반 마케팅, 글로벌 사업 등을 하나의 포트폴리오 안에서 연결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AI 옆에 엑소좀...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의 시선’으로 보다

 

또 하나의 축은 바이오다. 특히 엑소좀 분야다. 엑소좀은 세포 간 정보전달에 관여하는 미세 소포체로 바이오·의료·뷰티 산업 등에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기술의 가능성과 개별 제품의 효능·사업성은 엄격하게 구분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허 대표 역시 ‘가능성’보다 ‘검증’을 강조한다.

 

“바이오는 AI보다도 검증 과정이 중요합니다. 미래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성을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어떤 기술적 근거가 있고, 어느 단계까지 검증됐으며, 산업적으로 무엇과 연결할 수 있는지를 하나씩 확인해야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허 대표가 AI와 바이오를 별개의 섬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 분석과 AI 기술이 바이오 연구개발에 결합되고, 다시 그 결과가 IP와 사업화로 연결되는 융합 구조를 주목하고 있다.

 

세 차례 MOU... “기술은 연결될 때 시장으로 간다”

 

메타콤의 최근 움직임도 ‘연결’이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회사는 최근 세 차례의 MOU를 진행하며 기술과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 FORHU.Inc와의 협력은 AI 플랫폼과 글로벌 사업 연계 가능성을, 고려원팜(주)과 디자인셀(주)과의 업무협약은 AI 기반 디지털마케팅과 브랜드 인지도 향상, 국내외 유통채널 확대 가능성을 각각 모색하는 행보다.

 

특히 고려원팜(주)과는 지난 8월 31일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메타콤의 마케팅 역량과 기존 제조기업의 제품 경쟁력을 연결하는 협력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MOU 자체가 사업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후다. 협력의제가 실제 사업과 시장으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다. 허 대표도 이 부분에서는 신중하다.

 

“협약서를 몇 장 만들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기술과 기업, 제품과 시장을 연결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합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실의 기술을 시장의 언어로 바꾸는 것”

 

허준 대표에게 메타콤은 35년 연구인생의 단절이라기보다 또 다른 실험실에 가깝다. 다만 이번 실험실에는 연구장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과 특허, 소비자와 기업, 국내시장과 글로벌시장이 함께 놓여 있다. 그의 시선은 비교적 명확하다.

 

앞으로 AI는 더 강력해질 것이다. 동시에 더 높은 신뢰를 요구받을 것이다. 바이오를 비롯한 미래기술은 끊임없이 등장하겠지만, 기술적 실체와 검증 없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결국 미래산업의 경쟁력은 ‘좋은 기술을 발견하는 능력’과 ‘그 기술을 시장의 가치로 전환하는 능력’ 사이에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저는 메타콤을 단순히 여러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가치 있는 기술을 찾아내고 검증하고, 필요한 산업과 연결해 실제 시장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돼야 합니다. 연구자로서 배운 기준을 경영에서도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연구실에서 출발한 35년의 시간이 이제 기업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옮겨졌다.

허준 대표가 메타콤(주)에서 보고 있는 것은 어쩌면 하나의 기술이 아니다. AI와 바이오, IP와 마케팅, 국내와 글로벌을 연결해 기술을 산업 생태계의 언어로 바꾸는 것. 그 실험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작성 2026.09.23 19:24 수정 2026.09.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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